900km의 순례길을 걷기 위해 체력 훈련이 필요했던 우리는
동네 산책부터, 한강공원 걷기 등 다양한 걷기를 하다가
좀 더 훈련 효과가 있으면서 코스가 다양한
서울 성곽길 걷기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.
하루에 1-2코스씩 걷는 것으로 시작했다.
코스를 알아보던 중
서울시에서 만든 한양도성 스탬프투어 지도가 있어서 한번 해보기로 했다.
각 구역을 통과하면 도장을 찍을 수 있으니
조금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았다.
도장을 다찍고 나면 얻을 수 있는 것은
보잘것 없어보이는 완주기념 뱃지였지만….
그래도 왠지 도장을 하나씩 찍다 보니
다 완성하고픈 마음이 들었다!
작년 2월 경 우리가 선택한 첫 코스는
우리는 숭례문에서 시작하여 남산 그리고 흥인지문으로 도착하는 코스.
남산…. 동네 뒷산 쯤으로 얕봤는데,
평소에 운동을 잘 안했던 우리는
숨이 턱밑까지 차올랐다.
꽤 가파르고 높았다.
힘들어하는 우리를
얕보고있는 고양이 녀석.
늘 어딜 가든 만나는 고양이들은
카메라를 들게 만든다.
배병우 사진작가가 찍은 소나무사진을
방불케하는 소나무 숲도 지나가고
호텔과, 골프장으로 변한 옛 성곽길 터를 지나면…
골목 골목 다양한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.
하지만 기나긴 세월과 개발로 인해
많이 사라져버린 성곽들은 그 터만 남아있거나
새로 복원한 것들이 많았다.
꽤 다양한 코스로 연결되어 있어
지루할 틈이 없는 성곽길 걷기.
걷기를 처음 시작하거나,
서울 곳곳을 탐방하고 싶은 분들에게
꼭 추천하고 싶다.
허름한 사진관을 지나기도 했다.
(이런 높은 언덕에 사진관이 있으면
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올라오기 힘들 것 같긴 하다.)
오르막을 내려오니
장충체육관 사거리가 나왔다.
그곳을 지난다면 당연히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순 없지.
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태극당!
꽤 추운 날씨였지만,
그 유명한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…
(이렇게 먹고 쉬며 걷다보니,
걷기에만 집중하는 분들보다는 소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)
고풍스러운 샹들리에부터,
옛날 인테리어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태극당.
태극당에서 나온 뒤
동대문쪽을 향해 조금만 걸으면,
흥인지문 거점에 도착.
이날 우리가 걸은 거리는
숭례문에서 남산을 지나 흥인지문까지 오는 약 14km쯤이었다.
하루에 20-30km를 걸어야하는 순례길 일정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지만,
일상 트레이닝인만큼 안전을 생각해 무리하지 않고
체력 단련을 하기엔 성곽길 걷기가 딱인 것 같다.
흥인지문까지 완주 후,
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집을 그냥 두고 갈 순 없지.
동대문 시장 뒷골목에 위치한 <닭한마리>에서
인삼과 대추를 추가한 닭한마리로 몸보신을 하니
매우 보람찬 첫 성곽길 걷기 완성.
Leave a comment